- 작성일
- 2024.03.12
- 수정일
- 2024.03.12
- 작성자
- 동남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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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3
[미얀마] 미얀마 징병법과 독일 모병제
올해 2월 초, 2021년 2월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사 정권은 징병법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징병법은 미얀마의 이전 군사 정부 하에서 2010년에 통과되었지만 시행되지 않았는데, 법이 시행될 경우 남성(18~45세)과 여성(18~35세)은 2년간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해야 하며 국가 비상사태 시 최대 5년까지 복무가 연장될 수 있습니다. 모병 대상자 중 의사나 기술자 등 '전문직'으로 간주되는 사람은 최소 3년의 군 복무 기간이 필요한데 아직 모집 방법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올해 4월 말부터 약 5,000명을 모집하기 시작하여 올해 내6만명을 모병할 예정이었으나 여성은 면제하는 것으로 갑자기 변경되었습니다. 이는 2월 초 발표 후 엄청난 대중의 반발에 직면한 군부가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여성에 대한 면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징집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기꺼이 나라를 떠나거나, 저항 단체에 가입하거나, 거액의 뇌물을 지불하거나, 심지어 복무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될 정도로 심각한 상해를 스스로에게 입히는 방법을 생각합니다. 여성은 성급한 결혼을 생각하고, 남성은 승려가 되는 것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저는2011년에 병역 의무가 중단된 독일에서 태어난 사람으로서 이러한 뉴스를 읽으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독일은 의무 병역과 관련하여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치 정권(1933~1945년)의 강제 징병제 남용 이후 독일은 의무 복무 제도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 미얀마와 비슷하게 18세에서 45세 사이의 모든 독일 남성은 최대 2년까지 병역 의무를 져야 했습니다. 하지만 독일에게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은 군대의 종말이기도 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연합군은 독일을 비무장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약 10년 후인 1955년에야 독일 헌법에서 의무 병역 (이후 '연방군 (Bundeswehr)'으로 불림) 이 다시 구체화되었습니다. 군 입대 대신 같은 기간 동안 공익 요원으로 군 복무를 대체할 수 있기도 했습니다. 2011년 7월 1일부터는 독일의 의무 병역과 공익 요원 복무가 중단되었습니다. 따라서 독일 "연방군"은 모병제 군대가 되었습니다. 이 결정은 징병제가 민주주의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오랜 기간의 감정적인 정치적, 사회적 토론을 통해 내려졌습니다.
저는 보호받는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저는 여성으로서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고, 초등학교를 졸업했을 때 남자 친구들도 의무적으로 군대에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군 복무 중단에 대한 뉴스를 보던 것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아버지는 대학 진학 전 2년간 군 복무를 했고, 우리 세대가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대해 기뻐했지만 반대로 모병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와 이후 세대는 갑자기 강제로 입대하거나 선택의 자유가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얀마의 젊은 세대는 바로 그 두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교육을 마칠 수 있을지, 적극적으로 싸워야 할지, 나중에 여성도 입대 요구를 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말입니다. 따라서 청년들은 유학을 생각하고, 수백 명이 비자를 신청하고, 대학생들은 공부를 계속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떤 부모들은 자녀들이 등교길에 징병관에게 잡혀 갈 것을 두려워하여 학교에 보내지 않기도 합니다.
물론 독일과 미얀마를 비교하는 것은 그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지만, 한국에서 공부하는 독일 교환학생으로서 미얀마의 이런 이야기를 읽으니 몇 달 전과 비교해 느낌이 달라졌습니다. 독일에 살 때는 미얀마에 대한 뉴스가 거의 없어서 적극적으로 검색을 해야만 미얀마 관련 소식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영감을 주는 미얀마 학생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한국에서도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와 함께 공부하고 있는 미얀마에서 온 남녀 학생들은 가족과 친구들을 멀리 떠나 군사 정권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다른 미래를 꿈꾸며 한국어를 배워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꿈꾸는 미래에 대해 알게 될 수록 소수의 군인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고 청년들이 미래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미얀마 상황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있는 미얀마 학생들은 여기에서 교육을 받으면서도 본국에서 군사 정부의 규범과 요구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미얀마에서 군부에 맞서 싸우고 주민들을 지원할 수 있는 것은 미얀마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금 프로젝트를 만들거나 이미 존재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가능합니다. 이미 '적십자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국경없는의사회Doctors without Borders' 등 다양한 인도적 지원 프로젝트가 기부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Myanmar Now'와 같이 독립적으로 직접 취재하는 독립 뉴스 매체가 계속 일을 하려면 공공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돈이 아니더라도 여러분의 행동으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지원하고, 인식을 확산하고, 일상에서 미얀마 사람들에게 관심과 친절을 보이는 것은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 우리 모두가 도울 수 있고 그들이 계속 싸울 수 있게 하는 방법입니다. 모두 함께!
글쓴이 한안나는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소속된 독일 교환학생으로, 현재 동남아연구소에서 인턴십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턴십 기간 동안 유럽의 관점으로 본 동남아시아의 뉴스와 소식에 대한 생각을 나눌 예정입니다.
참고문헌
영문:
https://asia.nikkei.com/Spotlight/Myanmar-Crisis/Myanmar-military-exempts-women-from-draft-for-now#
https://seoul.diplo.de/kr-de/service/-/1693990#content_0
독문 (독일 군대의 역사):
https://www.planet-wissen.de/geschichte/deutsche_geschichte/die_geschichte_der_bundeswehr/index.html
인도적 지원 프로젝트:
https://www.businessinsider.com/ways-help-anti-coup-protesters-myanmar-right-now-2021-4
https://www.savethechildren.org/us/where-we-work/asia
https://www.rescue.org/kr/country/myan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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