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일
- 2025.06.11
- 수정일
- 2025.06.11
- 작성자
- 동남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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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사업의 성과: 재학생 전문 인재 양성을 중심으로 | 백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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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특수외국어는 국가 발전에 전략적으로 필요한 53개 외국어로, 이를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16년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단국대, 부산외대, 한국외대가 전문교육기관으로 지정되어 맞춤형 인재 양성, 언어 서비스 확대, 교육 기반 고도화 등을 추진 중이다. 이 글은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사업의 기본계획과 추진 과제, 특히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의 운영 사례와 성과를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주요 사례로 단국대학교 특수외국어사업단의 비교과 프로그램과 ‘단계별 성장나무 모델’을 제시하고, 전공생의 학습 동기 부여, 언어 활용 능력 향상, 진로 설계 지원 등 실질적인 성과를 소개한다. 또한 베트남학 전공생의 성장 사례를 통해 사업의 효과성과 지속 가능성을 살펴보고, 향후 협업 강화 및 성과 확산을 위한 전략적 개선 방안을 제안한다.
이 글은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사업의 목표와 추진 전략을 소개하고, 주요 과제 중 하나인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의 성과를 알리고 검토하는 데 목적이 있다. 대국민 서비스 차원에서 <특수외국어 배워보기>, 특수외국어 관련 <언어강좌>, <언어캠프>,1) 문화체험활동과 연계한 교육 등 비교과 학습은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고 홍보되고 있지만,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과 그 성과에 관한 이해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특수외국어는 국가 발전에 있어 전략적으로 필요한 언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한 외국어를 의미한다. 기존 외국어 교육 정책이 지나치게 영어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와 신흥시장 진출 확대, 그리고 전략적 자원 외교의 필요성 등으로 인해 특수지역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력의 필요성이 증가하게 됐다. 이에 따라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에 관한 법률」이 2016년 2월 3일에 제정(법률 제13944호)되었고, 특수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여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2025년 5월 기준으로 3개의 특수외국어 전문교육기관, 즉 단국대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사업을 수행 중이며, 전문인력을 양성함과 동시에 국민에게 현지 문화와 지역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어학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본문은 다음의 세 가지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첫째,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사업의 기본 계획을 살펴본다. 둘째, 기본계획 가운데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한다. 3개 전문교육기관 중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단국대학교 특수외국어사업단의 프로그램을 상세히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대학교 재학 동안 본 사업의 지원을 받은 전공생과의 인터뷰 내용을 ‘성장 스토리’로 정리하여 특수외국어 전공생에게 이 사업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본다. 끝으로,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사업의 향후 과제를 짚어보고 보다 나은 성과를 위해 필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사업의 기본계획
특수외국어란 국가 발전을 위하여 전략적으로 필요한 외국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한 53개 언어를 의미한다. 2025년 기준, 중부권, 남부권, 수도권에 해당하는 3개 전문교육기관인 단국대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가나다 순)가 아래 표에 제시된 언어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들 기관은 3년을 주기로 시행계획에 따른 추진 실적과 성과에 대한 평가를 받고 있다.
<표 1> 특수외국어 전문교육기관별 지원 언어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5개년 기본계획은 1차(2017년~2021년)와 2차(2022년~2026년) 시기로 구분된다. 1차 기본계획은 특수외국어 교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초기 단계로, 기반 조성과 전문 인재 양성에 중점을 두었다. 이를 통해 특수외국어 전공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학업을 지속하고, 졸업 후 취업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두었다.
2차 기본계획에서는 1차 계획의 성과를 심화·발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한류 확산, 국제 교류 활성화, 다문화 가정의 증가 등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여 관련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고, 특수외국어 분야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었다. 이 과정에서 2차 계획은 1차와는 차별화된 목표 설정과 함께, 분야별 특화 전략을 담고 있으며, 특히 대국민 서비스 확대가 주요 과제로 강조되었다.
주요 추진 과제는 다음과 같다. 1차 계획에서는 ▲학부 교육 내실화, ▲표준 교육과정 개발, ▲인력 양성 및 활용 확대, ▲저변확대와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두었다. 2차 계획에서는 ▲맞춤형 전문 인재 양성, ▲다양한 계층에 대한 언어 서비스 확대, ▲교육 기반 고도화 및 운영 내실화, ▲사업 추진의 적절성을 중심으로 평가 지표가 수정·보완되었다. 요약하면, 1차 계획은 학부 교육의 내실화를 기반으로 표준 교육과정 개발, 단계별 전공 교재 및 사전 편찬, 특수외국어 전공 신설, 학·석사 연계과정 도입 등을 통해 교육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두고 실적을 창출하는 데 집중했다. 반면, 2차 계획은 1차 시기에 개발된 교재와 확충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성과 창출과 대국민 서비스 확대 등의 질적 성장에 전략의 무게를 두고 있다.
<그림 1>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기본계획
자료: 국립국제교육원 특수외국어교육 진흥 5개년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필자 작성
협업이 필요한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사업
현재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사업은 전문교육기관 간 경쟁 구조 속에서 진행되는 경향이 강하다. 3개의 전문교육기관의 전문성을 보다 드러내며 특화하는 사업 프로그램 운영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중복 프로그램 제공을 비롯한 사업 파편화의 문제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국고 지원을 받는 특수외국어 교육이라는 공공성을 지닌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전문교육기관 차원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기 쉽다.
이러한 점은 다음의 자료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아래 <그림 3>은 빅카인즈(BIG KINDS)에서 ‘특수외국어’를 키워드로 검색하여 시각화한 자료다. 연도별로 ‘특수외국어’ 관련 뉴스기사 수를 보면, 2018년 사업 초기와 2024년의 빈도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1단계 사업이 종료된 2021년에 78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다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림 2> “특수외국어” 키워드 노출 빈도
자료: 빅카인즈(BIG KINDS) 시각화 자료를 바탕으로 필자 작성
언론에 노출된 키워드 빈도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2018년 이후 등장하는 ‘특수외국어’ 관련 보도량은 정체 상태에 있으며, 국립국제교육원 같은 거버넌스 주체의 존재감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또한 2018년과 2024년의 키워드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나타난다. 2018년의 경우, 국립국제교육원, 아세안문화원, 부산외대, 고등학교 등 구체적인 기관명이나 프로그램이 주요 키워드로 등장하고, 베트남어, 아랍어, 폴란드어, 태국어, 포르투갈어 등 언어명도 함께 확인된다.
반면에 2024년의 경우 국립국제교육원은 키워드에서 사라지고, 부산외대, 단국대, 베트남어, 힌디어, 폴란드어,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브라질소사이어티 등 개별 언어와 일부 기관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정리하면,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사업 등 공공성의 목적을 지닌 사업 성과나 홍보보다는 전문교육기관의 명칭과 프로그램, 그리고 개별 언어 중심의 사업적 특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2024년 기준 언론 키워드가 언어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은, 사업이 교육기관 간 전략적 협업보다는 개별 언어, 개별 성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기관 간 협업 체계 강화, 특수외국어를 중심으로 한 공동 브랜드화, 통합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 세 전문교육기관이 공공성의 목적을 가진 교육 사업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협업을 통한 공동 콘텐츠 개발이나 교차 연계 프로그램을 확대한다면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법에 따른 사업의 비전과 목적에 기반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특수외국어 전공 재학생 지원 프로그램2)
단국대학교는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기본계획에 따라 사업단을 구성하여, 중부권 거점 특수외국어 전문교육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하고 있다. 사업단은 융합적이고 창의적인 특수외국어 전공 교육과정의 혁신과 교육 역량 강화를 통해, 미래 사회 수요에 부응하는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배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첨단 스마트 교육시스템 구축과 온라인 교육 서비스의 고도화 및 내실화를 통해 다양한 강좌 및 언어별 활동을 체계적으로 운영, 보급, 확산시키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2025년 현재, 사업단은 3가지 전략 과제, 즉 맞춤형 전문 인재 양성, 다양한 계층에 대한 언어 서비스 확대, 교육기반 고도화 및 운영 내실화를 중심으로 다음의 10개 세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은 ① 초·중등 특수외국어 수업·체험활동 지원, ② 재학생 특수외국어 교육성과, ③ K-MOOC 강좌 운영 및 수료자 수, ④ 특수외국어 평생교육 콘텐츠 개발 및 운영, ⑤ 장학금 지원 규모, ⑥ 교육과정 내실화, ⑦ 산업 분야 지역전문가 양성, ⑧ 다문화 가족을 위한 특수외국어 서비스 지원, ⑨ 공공기관 연계 서비스 지원 실적, ⑩ 어학 능력 평가 체계화 노력의 적정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② 재학생 특수외국어 교육성과’는 전공생들이 국가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 인재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단국대학교 특수외국어사업단은 재학생의 특수외국어에 관한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구사 및 활용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아래 <표 2>에 제시한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을 개설 및 운영하고 있다.
<표 2>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세부 프로그램
▶ 국내외 연수 프로그램
- 국내연수는 하계·동계 방학 중에 운영되며, 전공생들의 수요에 따라 발음 교정 클리닉, 말하기듣기 클리닉,
문법 클리닉 등의 강좌를 제공한다.3)
- 국외연수는 성적이 우수하고 교과 및 비교과 프로그램에 활발하게 참여한 전공생을 선발하여, 특수외국어
사용 국가의 대학에 파견하고, 현지인들과의 교류 및 생동감 있는 학습을 통해 학습 의욕을 고취하고
전공역량을 강화한다.
▶ 프로젝트
- 번역 프로젝트는 대학 부설 연구소 및 동아리 활동과 연계하여 진행되며, 전공생들에게 실질적인 번역 경험을
제공하고, 특수외국어 전문 번역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 캡스톤디자인 프로젝트는 교과에서 학습한 전공생들의 지식을 바탕으로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과 실무 적용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한다.
▶ 경시대회
- UCC경시대회는 학생들의 학업 역량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외연수, 동아리활동 등의 경험을 영상으로
제작하고 그 결과물을 YouTube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확산시켜 특수외국어사업단을 널리 홍보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 비교과활동
- 동아리는 전공의 특성에 맞춘 학술, 문화 중심의 활동을 통해 전공생들의 역량 강화와 소속감 형성에 기여한다.
- 튜터링 클럽은 원어민 교환학생이나 대학원생부터 1학년 전공생까지 참여하는 학습 공동체로, 튜터링 패밀리
형태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 탄뎀(TANDEM) 학습은 현지 대학의 한국어 학습자와 단국대 전공생 간 온라인 언어 교환 프로그램으로, 해외
연수 없이도 실질적인 회화 능력을 향상시키고 외국 학생들과의 교류를 가능하게 한다.
- 버디(BUDDY) 프로그램은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과 전공생이 짝을 이루어 언어 및 문화 교류를
진행하는 활동으로, 특수외국어 지역 문화에 대한 이해와 회화 능력 향상에 기여한다.
이상과 같은 다양한 세부 프로그램이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단국대학교 특수외국어사업단은 아래 <그림 2>의 단계적 성장나무 모델에 따라 학년별 학습 수준과 실천 역량을 기준으로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
<그림 3> 단계적 성장나무 모델: 학년/실천역량
1학년은 “씨앗: 기초탐색”을 위한 과정으로, 전공에 대한 안정적인 진입과 기초탐색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말하기·듣기 클리닉> 등과 같은 국내연수 프로그램, 전공 내 학술, 문화 동아리를 통한 자연스러운 회화 및 해당 국가의 전통과 가치관 학습, 영화, 노래, 전통행사 체험을 통한 학습 동기 부여, 다문화 감수성, 세계 시민 의식, 타문화 이해력 향상 그리고 튜터링 학습을 통한 말하기와 쓰기에서의 즉각적인 피드백, 튜터의 학습 일정 관리 등을 통한 계획적 학습 및 지속적인 학습 등은 전공에 대한 소속감과 선후배 및 동기 간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 한다.
2학년은 “줄기와 잎: 심화경험”의 과정으로, 국외연수, 탄뎀, 버디 등 심화된 현장 경험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추가된다. 국외연수를 통해 현지 대학에서 최소 4주 이상의 체류기간 동안 언어를 학습하고 현지인과의 직접적인 소통 및 교류를 통해 문화를 체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경험을 통한 학습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탄뎀 학습의 경우 현지에서 알게 된 대학생들과 한국에 귀국한 후에도 언어 교류를 지속하며, 실생활에서 쓰이는 자연스러운 표현과 회화 감각을 익힐 수 있다. 교재에서 배우기 힘든 속어, 관용어, 문화적 맥락도 함께 자연스럽게 익혀 비공식적인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버디 프로그램의 경우 국내의 외국인 유학생 혹은 교환학생과 짝을 이루어 단순한 언어교환을 넘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유학, 취업 등 실용적 정보 공유의 장으로 기능한다.
3학년은 “풍성한 가지: 실전 실행”의 과정으로, 번역 프로젝트, 캡스톤디자인, 경시대회 등의 활동을 통해 암기 등의 언어 지식 습득에서 벗어나, 언어의 실제 활용 능력과 종합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두는 단계이다. 번역 프로젝트는 언어의 정확성과 문맥 이해 능력을 심화시키며, 문화적 차이와 용어 선택, 표현 뉘앙스 등을 고려한 전문 번역 역량을 키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출판, 영상, 마케팅, 국제 업무 등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 가능성을 넓혀 취업이나 경력 개발에 도움을 제공한다. 캡스톤디자인 프로젝트는 전공 언어와 IT, 디자인, 마케팅, 문화콘텐츠 등 타 분야를 융합하여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한다. 실제 사회 문제를 언어적으로 접근하여, 실무형 포트폴리오 구축이 가능하며 기업, 기관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UCC 경시대회는 언어 표현력, 스토리텔링, 발표력, 전달력 등을 강화하며 영상 제작 역량을 포함한 디지털리터러시(Digital Literacy)까지 함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4학년은 대학 재학 기간을 기준으로 “열매와 꽃: 전문 역량”의 과정으로 언어 학습이 단순한 ‘스펙’을 넘어서 실질적인 진로 역량을 확보하는 단계에 해당한다. 번역 프로젝트와 UCC경시대회 등의 경험을 통해 직무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제고하며, 국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강화하는 등 실질적인 진로 역량과 직결된다. 특수외국어 능력은 졸업 후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과 차별성을 확보하게 하며, 글로벌 인재로서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에 해당한다.
씨앗이 꽃이 되기까지: 특수외국어 전공생의 성장 이야기4)
대학 입학 당시, A학생은 ‘베트남’이라는 나라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시절, 진로를 고민하던 이 학생에게 외국어 전공은 단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그 자체였다. 대학에 입학할 당시 그는 베트남어를 전혀 알지 못했고, ‘신짜오’(Xin chào, 안녕하세요)도, ‘깜언’(cảm ơn, 고마워)도 생소했다. 다양한 언어를 검색하던 중, ‘베트남어’라는 낯선 이름이 눈에 띄었다고 한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룩하고 있는 나라, 한국에 서는 아직 베트남어 전공자가 많지 않다는 점,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무한한 가능성이 자극이 되었다고 기억했다. 단순한 호기심이었지만, 이 선택은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다.
씨앗에서 줄기와 잎으로, 성장의 발판이 된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사업의 경험들
A가 성장하는 데 있어 ‘단국대학교 특수외국어사업단(이하 특외단)’의 역할은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특외단이 주관하는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학습의 폭을 넓혀갔다. 튜터링, 언어교환,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은 단순한 언어 학습을 넘어, 베트남의 문화와 정서를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특히 2학년 여름방학 때 특외단의 지원으로 한 달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어학연수를 경험한 것이 큰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책 속에 있던 단어들이 길거리 간판과 시장의 대화 속에서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고, 언어는 더 이상 추상적 지식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 그 자체로 받아들여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화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이후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이어진 그의 여정은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도록 만들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길이었지만, 그는 점차 ‘이 언어를 왜 배우는가’에 대한 분명한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베트남어는 그에게 하나의 도구를 넘어, 세상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창이 되었다.
풍성한 가지, 슬럼프와 도전의 시간 이후 찾아온 배움의 즐거움
이러한 경험을 통한 작은 다짐은 곧 습관으로 이어졌다. 어학연수와 비교과 활동을 거듭하며 그는 ‘스스로 선택한 길이니, 적어도 수업은 제대로 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다짐했고, 수업에 집중하기 위해 일부러 앞자리에 앉았고, 궁금한 점이 생기면 교수에게 꼭 질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베트남어가 문법적으로 단순하다는 특징을 고려해 단어 암기에 집중했고, 한-베 사전보다는 베-베 사전을 활용해 어휘의 뉘앙스를 더 깊이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는 ‘언어는 습관’이라는 철학을 실천해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슬럼프가 찾아오기도 했고, 학업에 대한 회의감도 있었다. 그러나 같은 전공 출신이자 ‘인생 멘토’가 되어준 교수들로부터 멘토링을 받으며 방향을 다시 잡아나갔다. 신설학과 1기생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선배 없이도 스터디, 학술동아리, 자격증 준비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다. 베트남 하노이대학교에서 외국인을 위한 베트남어 능력시험을 본 경험도 큰 자부심이 되었다. 특히, 3학년 무렵, 그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바로 대학원 진학이다. 이전에는 상상해본 적 없던 길이었지만, 베트남어에 점점 더 매료되고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며 그는 자연스럽게 더 깊이 공부하고자 마음을 갖게 되었다.
열매와 꽃, 베트남어 전공자에서 통번역 전공 대학원생으로
대학원 진학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지원 자체도 부담이었고, 마음의 갈등도 컸다. 결국 베트남어를 더 깊이 배우고자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언어는 계단식으로 실력이 오른다는 말을 직접 체험하며, 그는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지금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스스로 선택한 전공이라면 한 번쯤은 열과 성을 다해보시길 추천해요.
정말 노력하면, 그 노력은 배신하지 않더라고요. 공부든 활동이든,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
하다 보면 분명히 빛날 순간이 올 거예요.”
외국어를 전공한다는 것은 단지 한 언어를 배우는 것을 넘어, 또 다른 문화, 사람, 세상을 이해하는 일이다. 외국어를 하나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트남어 하나만으로도 약 1억 명과 소통할 수 있고, 더 넓은 세상의 지식과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창이 열렸다고 느낀다. 그는 믿는다. 하루에 단어 하나라도 외우는 것, 베트남 뉴스를 읽어보는 것, 친구들과 베트남어로 인사하는 것 — 그런 ‘작은 축적’이 결국 미래의 자신을 만들어 간다고.
결론 및 시사점
특수외국어는 단순한 언어 습득을 넘어,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 자산으로 기능한다. 영어 중심의 기존 외국어 교육의 한계를 넘어, 신흥시장 진출, 자원 외교, 다문화 사회 대응 등 복합적인 전략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이 국가적 차원에서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필요에 따라 2016년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한 5개년 기본계획이 수립, 추진되고 있다. 1차 및 2차 기본계획을 통해 인프라 구축 중심의 초기 단계에서 실질적인 성과 중심의 운영 체계로 전환되며, 교육의 양적 확대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과 같은 변화 속에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단계별 학습 지원 시스템을 통한 전공생의 체계적인 성장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단국대학교 특수외국어사업단의 ‘단계별 성장나무 모델’은 학년별 학습 목표와 지원 프로그램을 명확히 제시하여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장기적인 학습 설계가 가능하게 하고 있다. 둘째, 비교과 중심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실제 진로로 이어지고 있다. 어학연수, 튜터링, 번역·UCC 프로젝트 등 학습자 중심의 비교과 활동은 단순한 언어 습득을 넘어서 실질적인 진로 설계와 진학·취업에 기여하고 있다. 단국대학교 베트남학 전공생 A는 어학연수, 교환학생, 번역 프로젝트 등을 거쳐 한-베 통번역 대학원에 진학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끝으로, 정성적, 정량적 성과를 동시에 고려한 프로그램 설계가 중요하다. 전공생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정성적 성과는 수료자 수, 장학금 규모 등의 정량적 지표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렵다.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사업은 단순한 외국어 교육을 넘어, 국가 전략과 연계된 고부가가치 인재 양성 체계로 자리 잡아야 한다. 본 사례에서 살펴보았듯이, 체계적이고 실천 중심의 프로그램은 전공생의 학습 동기와 진로 설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사업이 시작된 지 8년이 됐지만, 1차 기본계획에 해당하는 시기(2018-2021년)가 인프라 확충 시기였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본격적인 사업 수행 기간은 2022년부터, 즉 고작 3-4년에 불과하다.
특수외국어 분야의 전문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학부를 넘어 석·박사 과정을 포함한 장기적인 육성이 필요하다. 향후 과제는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사업의 ‘고도화’를 통해 사회 전반의 인식을 제고하고, 지속 가능한 인재 양성 기반을 확립하는 데 있다. 3차 기본계획에서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 자산으로 ‘특수외국어가 중심이 되는’ 장기적인 로드맵이 포함되길 기대해 본다.
연구회원 모임의 구심력은 그만큼 약화되었다. 전술한 것처럼 학회에서 야심차게 연구회원 모임의 중흥을 도모했지만, 초기의 많은 관심에 비해 현재는 동력이 다소 저하된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진 만큼 다른 방식으로 연구회원의 유산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방안을 고민할 시점이 된 것이다. 학계 내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동남아시아 연구자로서의 상호 유대감과 동지 의식을 지키면서도 달라진 대학과 학문 환경에 맞는 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 각주
1) 대표적으로 전북대와 부산외대는 2019년 여름부터 ‘동남아언어캠프’를 개최하여 현재까지 전국적인 규모로 운 영하고 있다. 상세한 내용은 김다혜, 김현경, 전제성의 “동남아언어캠프 3년을 돌아보며 새로운 도전을 계획한다.”(2022, 전동연 이슈페이퍼 20, https://jiseas.jbnu.ac.kr/CrossEditor/binary/files/000008/JISEAS_ Issuepaper_Vol20_final_1.pdf) 참조.
2) 본 절에서는 전문 인재 양성에 관한 보다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설명을 위해, 필자가 참여 중인 단국대학교 특수외국어사업단의 재학생 지원 프로그램을 사례로 제시한다. 타 전문교육기관인 부산외국어대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 역시 우수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자료 접근의 제약으로 인해 해당 프로그램을 상세히 다루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3) 국내연수 프로그램은 전문 인재 양성 및 대국민서비스의 일환으로 단국대학교에 소속된 전공 재학생뿐만 아니라, 타대학의 몽골어, 베트남어, 아랍어, 포르투갈어·브라질어 전공자 혹은 관심 있는 학생들도 신청하여 수강할 수 있다.
4) 2021년에 신설된 단국대학교 베트남학전공은 2022년부터 본 사업에 참여하였으며, 2025년 2월 말 기준 졸업생 두 명을 배출했다. 한 명은 대학원에 진학, 다른 한 명은 사기업에 취업했다. 아직 인재 양성의 사례는 많지 않지만, 2학년부터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사업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은 졸업생의 대학원 진학 사례를 중심으로 전문 인재 양성으로의 성장 과정을 조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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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한국 동남아학계 후속세대 양성의 요람: 한국동남아연구소 연구회원 제도의 역사와 성과 | 부경환동남아연구소 2025-06-04 17:16: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