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1.01.14
수정일
2023.01.04
작성자
동남아연구소
조회수
659

[10] 태국과 홍콩의 사회운동에서 청년세대의 연대 배경과 분기점 ㅣ 김주영

[10] 태국과 홍콩의 사회운동에서 청년세대의 연대 배경과 분기점 ㅣ 김주영 첨부 이미지


초록


2020년 태국과 2019년 홍콩에서는 사회운동의 열기가 거셌다. 태국에서는 군부의 영향력이 강한 현 정부뿐만 아니라 그동안 금기의 영역이었던 군주제를 비판하며 국민의 것으로서 태국을 외치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다. 홍콩에서는 범죄인 중국 송환 반대를 계기로 이전부터 중요한 의제였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다시 한 번 크게 일었다. 이 두 지역에서 운동의 주요 주체로 부각된 청년세대는 이전과는 다른 전략을 활용해 시위에 참여하며 이목을 끌었다. 흥미롭게도, 두 지역의 청년세대는 각자의 문제에 집중하면서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며 연대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글은 비슷한 시기에 기성의 권력에 문제를 제기하며 태국과 홍콩에서 각자 결집했던 이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연결되기 시작한 공통의 배경에 주목한다. 동시에, 이러한 배경 속에서 유사하게 나타나는 다중의 목소리와 지향이 두 지역의 독특한 맥락으로 인해 분기하는 차이의 영역도 조명해본다. 이와 같은 목적을 중심으로 이 글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첫째, 두 지역의 청년세대가 처음 결합하게 된 주요한 배경인 중국식 권위주의에 대한 비판적 지향을 살펴본다. 둘째, 정당성을 획득하지 못한 불합리한 법이 무분별하게 작동해 반대 목소리를 내는 활동가들을 탄압하는 상황을 드러낸다. 셋째, 국가와 왕실에 대한 사랑을 강요하며 비민주적인 체제를 감내하라는 요구와 반발의 양상을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청년세대라는 공통점 이외에 LGBTQ, 여성, 소수민족, 이주민이 부각되는 특정한 흐름을 통해 사람을 중심에 두는 청년세대 연대의 향방을 논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슈페이퍼 10호 원문 내려받기






2020년의 태국과 2019년의 홍콩


  2020년 태국은 새로운 정치적 열망을 가진 청년세대의 등장으로 뜨겁다. 이들은 그동안 태국에서 금기시되어온 군주제를 비판하며 태국은 왕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라고 외치고 있다. 작년 2월 정치개혁을 추구하는 청년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제3당으로 부상했던 신생 정당 아나콧마이당(Future Forward Party)의 강제 해산 반대로 시작된 시위는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주춤했다 7월부터 재개되었다. 2014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뒤 2019년 3월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정권을 장악한 군부세력의 민주화 활동가 탄압과 부적절한 왕의 행실은 청년세대의 시위에 불을 지폈다. 이러한 배경에서 쿠데타를 주도했던 쁘라윳 짠오차(Prayut Chan-o-cha) 총리의 사퇴, 군부 제정 헌법의 개정, 군주제 개혁의 세 가지가 시위대의 주요 요구사항으로 제시되었다. 시위대는 영화 <헝거게임>에서 차용한 검지, 중지, 약지의 세 손가락을 치켜드는 수신호를 저항의 상징으로 활용하며 세 가지 요구를 태국을 넘어 세계로 알리고 있다.

  2019년 홍콩은 송환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운동으로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했던 2014년 우산운동 이후 장기간 침체기에 있었던 홍콩의 대규모 군중집회가 범죄자의 중국 송환 가능성 앞에서 100만, 200만 명의 거리 운집으로 폭발적인 시작을 알렸다. 홍콩에서도 청년세대는 단연 시위의 중심에 있었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이들은 개정안이 민주주의 활동가들의 무분별한 중국 송환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두려움과 1997년 반환당시 중국이 50년 동안 약속했던 일국양제(一國兩制)가 점점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위기감을 중심으로 집단행동에 나섰다. 송환법 개정안 철회, 시위대를 폭도로 명명하는 것의 중단, 경찰의 강경진압 조사, 체포된 시위대의 석방, 행정장관과 입법의원의 전면적인 직선제 실시가 시위대의 다섯 가지 요구사항이었다. 다섯 손가락을 쫙 핀 팔을 들어 올려 요구사항을 외치던 시위대는 2021년 지금까지도 2019년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홍콩에서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태국과 홍콩, 비행기로 3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두 지역은 2019년과 2020년 사이에 유사한 진통을 강렬하게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두 지역의 청년세대는 지역의 문제를 국제적 차원의 연대를 통해 확산하고 서로 지지함으로써 운동의 동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 연결은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 촉발되었고, 이후 오프라인으로도 영향을 미쳤다. 홍콩 청년세대가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태국 시위를 응원하고, 이전만큼의 열기는 아니지만 특정 이슈를 가지고 이어지고 있는 홍콩 시위를 태국 청년세대가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글은 각자 다른 역사적 맥락을 가진 두 지역의 청년세대가 필연적으로 조우하는 지점을 찾아내 연대의 공통적인 배경을 분석해본다. 동시에, 다중의 목소리와 지향이 두 지역의 독특한 배경 속에서 분기하는 차이의 영역도 조명한다. 입헌군주제 태국과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인 홍콩 사이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식민지배를 받지 않은 국가라는 자부심이 있는 태국과 150년 이상 영국의 통치하에 있었던 홍콩, 군부-국왕-불교의 삼각 구도로 내적인 권력을 공고히 해온 태국과 영국-중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이익을 챙겨온 사업가들의 도시 홍콩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있다. 따라서 특정 사안에 대한 공통적인 비판의식과 지역 특유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청년세대가 연결되고 갈라지는 지점을 동시에 주목하려고 한다.


밀크티동맹(#MilkTeaAlliance): “우리는 중국과 그 권위주의의 희생자들이다.”


  연대의 시작은 중화권에서 흥행한 드라마 <2gether: The Series>로 인기를 얻은 태국 배우 브라이트(Vachirawit Chivaaree)의 트위터였다. 작년 4월 브라이트는 한 사진작가가 홍콩이 포함된 도시 네 곳의 사진과 함께 “이 네 장의 사진은 다른 네 국가의 모습이다”라는 글이 게시된 트윗에 ‘좋아요’를 눌렀다(Dan McDevitt 2020). 홍콩을 ‘국가’로 명명한 트윗에 ‘좋아요’를 남긴 브라이트의 행동은 수많은 중국 팬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는 민족주의적인 중국 팬들을 향해 브라이트가 홍콩독립을 지지하는 듯한 신호를 보낸 것이다. 화가 난 중국 팬들은 브라이트의 여자친구 SNS까지 찾아가 코로나19가 중국 실험실에서 시작되었다고 추측한 글과 중국과 다른 대만을 지지한다는 글을 발견해 공격의 빌미로 삼았다.

  여기에 브라이트의 팬들까지 대응하면서 트위터에서 격렬한 논쟁이 시작되었다. 홍콩으로 인해 촉발된 사건이어서 홍콩의 트위터 유저들도 빠르게 논쟁에 동참했다. 홍콩에서 독립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극소수이지만, 중국을 향한 고도자치 요구와 맞물리면서 이 사건 자체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이다.1) 트위터의 ‘좋아요’가 촉발한 태국, 중국, 그리고 홍콩 사이의 인터넷 전쟁은 각 지역의 정치적 상황과 긴밀하게 얽혀 있었다. 태국의 트위터 유저들은 태국을 가난하다고 비난하는 중국의 트위터 유저들에게 “my country is poor but your country is pooh”(Gabriela Bernal 2020)라고 비아냥거리며 응대하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과 비슷해 종종 그를 풍자하는데 활용되어온 만화 캐릭터 곰돌이 푸는 중국에서 검열 대상이다. 홍콩에서도 여전히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걷고 있는 시진핑 주석의 모습을 곰돌이 푸와 비교한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홍콩에서는 조슈아 웡(Joshua Wong Chi-fung)과 네이선 로(Nathan Law Kwun-chung)같은 활동가들이 태국을 지지하는 트윗을 올리며 논쟁에 참여했다. 2012년 중국의 애국 강요 국민교육에 반대하는 학생운동을 성공적으로 조직한 조슈아 웡은 우산운동에서도 기존의 활동가들과는 다른 존재감을 과시했다. 네이선 로 역시 우산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리더 중 한 명으로 꼽히며 2016년 입법의원 선거에서 최연소로 당선된 바 있다. 2012년 당시 조슈아 웡은 16살이었고, 네이선 로는 23살에 처음 입법회에 발을 디뎠다. 조슈아 웡은 “자유를 사랑하는 우리 태국 친구들이 중국의 괴롭힘에 맞서 싸우고 있다”는 글을, 네이선 로는 “공산당 지지자들이 브라이트를 공격하려고 온라인 전쟁을 치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참 우스꽝스럽다 …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브라이트의 팬들이 매우 젊고 진보적이라는 것, 그리고 공산당 지지자들은 언제나 잘못된 공격을 한다는 것이다”(Poowin Bunyavejchewin 2020)라는 글을 올려 논쟁의 불을 지폈다.

  중국에게 홍콩과 비슷한 정서를 가지고 있는 대만의 유저들도 참전하면서 태국, 홍콩, 대만을 중심으로 한 밀크티동맹이 본격적으로 결성되었다. 지역마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즐겨 마시는 밀크티를 상징으로 내세워 세 지역의 연대를 표명한 것이다. 밀크티동맹은 ‘#MilkTeaAlliance’를 트윗할 때마다 사용함으로써 노출의 빈도를 높여나갔다. ‘#MilkTeaIsThickerThanBlood’도 백만 회 트윗 되어 그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Nathan Wilson 2020). 태국에서 ‘펭귄’으로 불리는 시위대의 리더 중 한 명인 패릿 치와락(Parti Chiwarak)은 “동맹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중국과 그 권위주의의 희생자들이다. 우리의 우호감은 자연스럽다”고 말했다(Timothy Mclauglin 2020).

  중국은 현 정권의 기반인 2014년 군부 쿠데타를 사실상 인정하며 태국의 최대 무역상대국으로서 경제적 공생관계를 구축했고, 일대일로(一帶一路)에 협력적인 태국과 우호적인 외교관계를 정립해왔다(김홍구·이미지 2017: 58-59). 때문에 방콕의 중국대사관은 위 사건에 대한 페이스북의 공식 성명서에서 “중국과 태국은 형제다”(Poowin Bunyavejchewin 2020)라고 강조하며 밀크티동맹으로 의도치 않게 확대된 갈등을 봉합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형제라는 가족 수사는 중국과 태국 정부 사이에서만 유의미하게 작동할 뿐, 청년세대 중심의 트위터 유저들에게는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들은 메콩강 상류의 댐 건설로 태국을 포함해 여러 동남아시아 국가에 환경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국에 반발하며, 밀크티동맹과 함께 #StopMekongDam을 올리기도 했다(Akshay Narang 2020).

  2019년 홍콩시위는 여러 이름으로 불리지만 ‘반송중(反送中) 운동’으로 종종 명명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중국’으로의 송환이 핵심에 있었다. 범죄인 송환법 개정안은 2018년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홍콩으로 돌아온 남성을 대만으로 송환해 처벌받게 하기 위해서 처음 논의되었다. 살인죄로 남성을 송환해 기소하려는 대만의 협조요청은 두 지역이 체결한 범죄인 인도협정이 없어 법적으로 불가능했고, 홍콩도 대만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이 아니라 홍콩에 돌아와 피해자의 통장에서 현금을 훔친 죄목으로만 처벌할 수 있었다(ejunsight 2019/12/04). 결국 홍콩정부는 공식 성명서를 통해 “홍콩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관할권이 없다”(Cindy Sui 2019)고 밝혔다. 이러한 배경에서 범죄인 송환법 개정안은 대만, 마카오, 중국을 포함해 홍콩과 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지역으로 범죄인 송환을 가능하도록 했지만, 시위대의 초점은 민주주의 활동가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을 중국 송환에의 두려움에 맞춰져 있었다.

  태국과 홍콩을 이어주는 밀크티동맹은 중국과의 유사한 관계 설정에서 촉발되었다. 연대의 시작은 태국 배우의 SNS였지만, 이미 2월부터 시작된 태국 내의 반정부 움직임과 2019년 이래로 지속적인 긴장 상태에 있던 홍콩의 상황이 결합되어 중국이라는 공통지점에서 물꼬를 텄다. 태국 청년세대는 이미 엄격한 언론검열 속에서 정치적 견해를 공유하는 새로운 장으로 트위터를 자유롭게 활용해오면서 군주제를 비판하는 등 금기에 도전하고 있었다(Supalak Ganjanakhundee 2020). 이들이 2014년 우산운동 이후 지금까지 소셜미디어를 시위 도구로 적극적으로 사용해온 홍콩 청년세대와 온라인에서 결합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2019년 홍콩시위의 전략들, 예를 들어 특정한 지도자 없는 형태, 한 장소를 점유하는 것이 아니라 물이 되는(Be Water) 게실라식 이합집산, 경찰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헬멧과 고글 착용, 방패로서 우산의 활용, 텔레그램을 통한 집단 의사결정 등이 2020년 태국 시위에서 재현된 것도 온라인 소통의 결과물이다(Kent Ewing 2020; Shibani Mahtani and Paritta Wangkiat 2020). 현재 #MilkTeaAlliance는 해상을 통해 대만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다 중국 경찰에 의해 구금된 홍콩 활동가 12명을 구하자는 #save12hkyouths, 2019년 시위 주동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된 조슈아 웡 등의 활동가 세 명을 응원하는 #SaveJoshuaWong과 #SaveHKThreeActivist, 태국의 시위를 지지하자는 #StandwithThailand와 #whatishappeninginthailand 등과 함께 공유되고 있다(트위터: 2020.11.23. 검색).

  밀크티동맹을 지지하는 ‘Anti One China TH’라는 태국의 활동가 조직은 작년 11월 24일 방콕에 위치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수감된 홍콩 활동가들의 석방을 주장하며 집회를 열었다(페이스북 페이지 Thailand and Hong Kong Together 2020.11.24. 게시글). 집회에서 시위대는 곰돌이 푸 캐릭터에 시진핑의 얼굴을 붙여 넣은 사진, 대만 국기와 수감 위기에 처한 활동가 세 명의 사진을 들고 “One China, One Taiwan, One Hong Kong”이라는 글귀가 적힌 종이를 흔들었다. 이 조직의 활동을 시작한 쭐라롱꼰대학 정치학과 학생은 “나는 공산당에 반대한다. 그들은 모든 것을 파괴하고 홍콩, 대만, 티베트, 위구르의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 나는 태국도 중국의 통제에 놓이게 될까봐 걱정스럽다. 우리의 정부 역시 권위주의적이다. 정부는 중국 모델을 똑같이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Khaosod English 2020/10/02). 이들에게 군부 기반의 태국식 권위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닌 체제를 가진 중국 공산당의 통제와 동일하게 간주된다.

  두 지역의 청년세대가 독재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는 중국을 자신들이 추구하는 민주주의와는 구별되는 참조점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일치하지만, 그 세부적인 결은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인다. 태국에서는 민주주의가 아닌 체제나 거대자본을 기반으로 한 일방적 개발의 부정적인 측면을 환기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주로 드러나고, 홍콩에서는 이것을 넘어서는 차원에서 중국이 존재한다. 영국의 오랜 식민지배 이후 중국으로 반환된 홍콩에서는 홍콩이 점차 고유한 특색을 잃고 중국화되어 갈 것이라는 전망이 부정적으로 공유되어 왔다. 여기에서 중국화는 중국의 비민주적인 정치체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홍콩은 중국에게 경제적으로 특별한 존재였다.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중국이 경제적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를 오랫동안 유지해온 홍콩이 필요했고, 홍콩과 인접한 남부지역을 경제특구로 지정해 개발을 가속화함으로써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발전이 홍콩을 넘어서면서 홍콩은 모호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2003년 사스(SARS)로 침체된 중국의 경기부양책 시행 이후 홍콩은 더욱 혼란스러운 형국에 접어들었다. 중국은 자국 관광객을 대거 홍콩으로 유입시키며 경기부양을 시도했고,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이후 중국과 접경을 마주한 지역의 상권이 거주민이 아니라 관광객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불만이 발생했고, 관광객들로부터 이 지역을 되찾자는 운동이 간헐적으로 이루어졌다. 중국 이주민들이 더 나은 복지나 교육을 찾아 홍콩에 몰려온 ‘메뚜기떼’로 묘사되기도 했다(베리 사우트먼·옌하이룽 2016). 2019년 시위에서도 중국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지역에서 홍콩을 되찾아야 한다는 구호가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공유되었다. 뿐만 아니라,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은 여러 측면에서 중국보다는 선진적인 홍콩을 상상해왔고, 이는 서구를 보다 우월하게 바라보는 관점과 맞물려 왔다(Yidong Wang 2019). 하지만 중국보다 여러모로 발전했다고 여겨진 홍콩은 이제 희미해지고 있다.

  이러한 특수한 배경에서 홍콩과 중국의 관계는 다소 복잡하게 나타나며, 밀크티동맹에 참여하는 홍콩 청년세대의 중국에 대한 태도도 독재 권력 비판이라는 관점으로만 해석하기엔 충분하지 않다. 태국과 홍콩 청년세대의 중국에 대한 저항은 독재정권 타도에서 모아지지만, 홍콩의 지역적 배경으로 인해 갈라지는 지점이 존재한다. 다수의 중국계가 거주하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태국에서도 청년세대 민족주의의 특수성이 중국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주조하고 있는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공식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지만 중국의 어떤 민족 집단 출신인지에 따라서 정치적 성향을 가르기도 하는 사례를 보면(베네딕트 앤더슨 2015), 태국에서도 중국을 응시할 때 정치경제적 측면 이외의 변수는 중요해 보인다.

  밀크티동맹은 서로 다른 두 지역 청년세대의 연대가 가시화된 계기로서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다소 느슨한 온라인 기반의 연대체로 누구나 #MilkTeaAlliance를 사용하면 되는 형태여서, 이 통로로만 두 지역 청년세대의 목소리를 드러낼 수 없다. 따라서 밀크티동맹의 활동 양상에 국한하지 않고 시위대가 처한 유사한 배경과 그 세부적인 맥락의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불합리한 법의 지배


  태국 군부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헌법을 개정해 군부 기반의 통치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비판하는 세력을 탄압해왔다. 시위대가 개정을 요구하는 문제적인 헌법은 2016년 국민투표로 가결되었지만, 상원의원의 군부 임명과 비선출직 의원 중에서도 선발 가능한 총리와 같이 군부 권력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비판받아왔다(김홍구·이미지 2016: 247-248). 특히 상원의원 250명이 실질적으로 군부에 의해 임명된다는 내용은 사실상 “의회 안에 군인정당이 선거 없이 들어앉는 것과 마찬가지”로 간주될 정도로 비민주적이다(이유경 2016c). 더구나 미뤄지고 미뤄지다 진행된 2019년 3월 총선으로도 군부의 독주를 막을 수 없었다. 군부의 지지를 받는 팔랑쁘라차랏당(Palang Pracharath Party)이 제2당에 머물렀지만 군소정당과 함께 연립정부를 수립한 것이다. 개정헌법과 그 이후의 군부 정치가 국민의 선택에 의한 민간정당 중심의 의회 구성을 어렵게 함에 따라 진정한 정당정치를 염원하는 태국 국민들, 특히 억압적인 환경 속에서 새로운 정치적 기대로 투표에 참여한 청년세대가 직접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로 보인다.

  작년 2월 청년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아나콧마이당의 강제 해산도 군부에 반대하는 정당의 최후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2018년 창당된 아나콧마이당은 타나톤(Thanathorn)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군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국방비 삭감, 시민이 주체가 되는 헌법 초안 작성, 의료 및 사회보장 확대 등과 같은 정책을 내세워 군부독재에 지친 청년세대의 마음을 얻었다(김홍구 2019: 10-11). 하지만 정치자금 모금의 불법성을 이유로 정당이 강제 해산되면서 정치인으로서 타나톤의 활동이 불투명해졌고 잠시나마 변화를 꿈꾸었던 청년세대의 기대도 좌절되었다. 아나콧마이당의 강제 해산 이후 발생한 대학생 중심의 게릴라 시위는 비민주적으로 개정된 헌법과 민간이양의 탈을 쓰고 의회를 차지한 군부정권에 대한 문제의식이 점차적으로 고조된 결과였다(Termask Chalermpalanupap 2020: 5). 타나톤은 아나콧마이당 해산 이후 시위가 시작되면서 그 배후에 있다는 의심을 종종 받아왔지만, “그들 뒤에 우리가 있지 않다. 그들의 의지로 거리에 나온 것이다”라고 선을 그으며 시위를 태국 정치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이 축적된 결과로 해석하고자 했다.2)

  쿠데타 이후 군부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여러 법적인 조항을 근거로 처벌이나 위협을 받으면서 자유로운 견해 표명마저 어려워진 태국에서 버텨왔다. 국왕에 의해 정당성을 승인 받으려한 군부는 최대 15년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는 형법 제112조 왕실모독법 적용을 강화하였고, 형법 제116조 선동죄와 컴퓨터 범죄법을 활용해 반대자들을 탄압했다(이유경 2016a, 2016b). 반대자들이라고는 하지만 국왕의 반려견을 조롱한 사례도 포함되어 있어 공권력이 실제로 합법적으로 적용된 것인지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캄보디아에 망명한 활동가가 실종된 사건의 배후에 군부가 있다는 의심이 싹트면서 군부의 영향력이 합법과 비합법의 경계에서 반대자 응징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작동되고 있다는 비판이 만연하다. 지도자 없는 시위로 불리지만 종종 선두에 서서 이름이 알려진 대학생들이 체포되는 사례도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2020년 10월 기준으로 휴먼라이트와치는 시위가 진행되면서 최소 85명의 시위대가 불법집회 혐의로 기소될 위험에 처했으며, 이 중에서 최대 7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폭동 혐의를 받는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Human Rights Watch 2020). 2019년에는 라오스에서 실종되거나 살해당한 활동가가 5명,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에서 강제 송환된 뒤 행방이 묘연해진 활동가가 3~4명에 이른다(Sunai Phasuk 2019). 그럼에도 태국을 떠나는 활동가들은 여전히 많다. 한 기사에 따르면 2014년 쿠데타 이후 망명한 태국인만 최소 102명에 이른다고 한다(Patpicha Tanakasempipat and Kay Johnson 2020).

  불합리한 법, 연이은 체포, 그리고 망명은 홍콩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2019년 시위의 신호탄이 된 송환법 개정안뿐만 아니라 작년 6월 30일 중국에 의해 통과되어 현재 적용 중인 국가보안법, 행정장관과 입법의원 직선제를 어렵게 하는 소헌법인 기본법은 홍콩 활동가들에게는 가장 큰 장벽이다. 이 중 국가보안법은 “홍콩의 종말”(Grace Tsoi and Lam Cho Wai 2020)로 불릴 정도로 홍콩의 자치를 위협하는 법으로 여겨진다. 국가보안법은 홍콩의 고도자치, 일국양제, 법적 권리 보호 원칙을 전제로 함을 서두에 밝히는 동시에 분리독립, 전복, 테러활동, 외국 혹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외부요소와의 공모를 위법행위로 규정하며 최대 종신형까지의 처벌을 명시하고 있다.3)

  사실상 2019년과 같은 시위가 되풀이될 경우 강하게 처벌하겠다는 중국의 의지 표명이나 마찬가지다. 분리독립과 전복은 홍콩독립을 외치며 체제를 위협하는 일부 시위대에 대한 경고이고, 테러활동은 시위대가 MTR 역과 친중국 기업 건물을 훼손하는 일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이다. 외국과의 공모는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에 지지를 호소해 홍콩인권법까지 통과시킨 행위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보안법 하에서는 2019년 시위의 다양한 활동을 위법으로 해석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개인에 대한 폭력과 공공보건이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는 행위와 같은 모호한 표현은 이 법이 해석의 여지가 많고 특정 의도에 따라서 적용될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 언론, 출판, 결사, 조직, 시위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하면서도 안보를 위해 학교, 사회조직, 미디어, 인터넷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수반되어야 함을 명시하는 모순이 그 억압적 성격을 반증한다. 국가보안법을 관장하는 국가보안보호위원회의 장은 행정장관이지만, 고문을 중국에서 임명하고 정기회의에 배석하도록 해 홍콩을 관리감독하겠다는 중국의 의도가 다분하다. 위원회의 일은 그 어떤 조직에 의해서도 간섭되지 않으며 공개되거나 사법적인 이유로 수정될 필요도 없다. 국가보안법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자는 입법위원 선거출마가 불가한 등 공식적으로 정치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홍콩 시민사회에 대한 전방위적 탄압이다.

  6월 30일 발표하고 7월 1일부터 바로 시행된 국가보안법은 ‘홍콩독립’이라는 배너를 바닥에 두고, 시위의 구호인 ‘광복홍콩, 시대혁명(光復香港, 時代革命)’이라고 적힌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있던 남성을 체포하는 것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Vivian Wang and Alexandra Stevenson 2020). 시위대는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흰 종이를 들고 다니거나, 빈 포스트잇을 벽에 붙이거나, 시위의 구호를 암호로 표시해 공유하는 등 창의적인 방법으로 국가보안법을 비판했다.4) 그렇지만 국가보안법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홍콩 활동가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해외 언론에 칼럼을 쓰는 한 홍콩인은 “검열보다 종말”인 국가보안법 하에서 아무것도 쓸 수 없게 된 상황을 자조하고, 1989년 천안문사건을 기억하는 박물관 설립자는 “우리는 그들이(중국이) 우리 기관을 어떻게 분류할지 모른다”며 자료의 디지털 아카이빙과 유물의 해외 이관 계획을 세웠다(Laignee Barron 2020). 2020년 10월 기준으로 국가보안법 하에서 25명의 민주화 활동가들이 체포되었고 이 중 1명이 기소 당했으며, 홍콩 일간지 애플데일리 창립자인 지미 라이(Jimmy Lai)가 기소되는 등 언론사가 직접적으로 공격을 받았다(Helen Davidson 2020). 작년 11월에 열린 홍콩중문대학교 졸업식에서 2019년 시위의 구호를 들고 평화롭게 행진했던 학생 6명과 구의원 2명이 체포되었고, 시위대 사이에서 미국으로의 망명을 위한 정보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Emily Feng 2020; Selina Cheng 2020). 대만으로 망명하려다 해상에서 잡힌 12명의 젊은 활동가들이 현재 중국에 억류되어 있기도 하다. 국가보안법 시행 직전에 망명을 공표하고 영국에 머무르는 네이선 로는 “모르거나 충분한 신뢰가 없는 사람은 만나지 않는다.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Jeffie Lam and Chris Lau 2020)고 밝혀 망명 이후에도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현실을 보여준다.

  태국과 홍콩에서 표현의 자유는 노골적으로 억압되고 있다. 태국에서는 국왕에 대한 비판과 반정부적 메시지를 위법으로 규정하고, 홍콩에서는 중국에 반대하는 어떤 행위든지 국가보안을 이유로 처벌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상황은 근래에 들어서 대규모 시위를 통해 강렬한 방식으로 문제시되고 있을 뿐, 이미 태국과 홍콩 내부에서 조금씩 징조가 나타나고 있었다. 2013년 한 기사는 2011년 태국 방문시 왕실모독죄로 체포된 미국인, 왕실을 비판하는 문자를 보내 20년형을 선고받고 옥사한 태국인, 추밀원과 왕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강연한 탐마삿 대학 교수가 당한 수난 등을 소개하며, “왕정 자체에 대해 논의를 하고 싶어 하는 대학생은 분명히 늘어나고 있다”는 현지의 목소리를 보도했다(김회권 2013). 홍콩에서도 2003년 국가보안을 위해 법률을 제정할 수 있도록 한 기본법 23조를 근거로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50만 명의 사람들이 반환기념일 집회에 참여해 반대하면서 무산되었지만, 2020년 중국은 홍콩 입법회를 무시하고 직접 쓴 국가보안법을 밀어붙였다. 중국은 지속적으로 홍콩을 중국이라는 국가의 경계에 두길 원했고, 중국 중심의 국가관이 희미한 홍콩이 그 경계에서 벗어나려는 잠재적 위험을 관리하고 싶어 했다.

  삼엄한 법과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떠나기보다는 여전히 남아서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청년세대도 많다. 태국에서 왕실개혁안 10조를 대중 앞에서 낭독한 활동가 렁(Panusaya Sithijirawattanakul)은 “목소리를 내려고 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변화하지 않을 테니까요. 우리의 제안은 혁명이 아니라 개혁이에요”라고 말하며 왕실모독죄로 15년형까지도 선고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체포 이전과 이후에 무엇을 할 건지 계획을 세워야 해요. 이 운동이 멈추지 않고 계속될 수 있도록이요”라며 의지를 드러냈다(ABC NEWS 2020/09/23). 렁은 실제로 체포된 후에 낯선 감옥 환경에서 두려움을 느꼈지만 “내 길을 선택했고, 이 길은 희생이 필요”하다며 털어내고 보석 이후에도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Mazoe Ford, Supattra Vimonsuknopparat, and Nat Sumon 2020). 홍콩에서도 대다수의 청년세대는 남아있기를 선택했다. 16살 때부터 민주화 활동에 참여해온 이삭(Isaac Cheng Ka-long)은 “결과에 상관없이 홍콩에 남아있을 거예요. 전 홍콩을 사랑하니까요”라며 국가보안법 이후 제기된 자신의 망명 소문을 일축했다(Chris Lau and Jeffie Lam 2020). 몇 년 형을 살게 되더라도 홍콩에서 저항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런 장외투쟁은 제도개혁을 압박하는 차원에서도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태국에서는 그간의 경험을 통해 헌법 개정으로 문제 해결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태국시민들은 민주적 헌법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 평균 4년에 한 번씩 헌법을 제정해온 태국에서 1997년 “국민의 헌법”은 최초로 국민직선 상원제와 불안정한 연립정권 수립을 불가능하게 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등 역사상 가장 민주적인 헌법으로 꼽힌다(윤진표 2017: 21-22). 군부 제정 헌법이 민주적 헌법을 역행해 비민주적 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미 헌법을 시민들의 손으로 바꾸어본 경험이 있는 태국에서는 낮은 기대라도 가졌었다. 시위대가 제안한 개정안이 무산된 뒤에는 “의원들이 한 투표일뿐이에요. 우리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완성된 헌법 초안을 발의할 책임은 바로 우리들에게 있는 거니까요”라고 응수하며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Maya Taylor 2020).

  반면, 홍콩은 우산운동 이후 행정장관과 입법의원의 전면적 직선제 실시를 두고 싸워왔지만 출로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70명으로 구성된 입법의원 중 절반은 지역구에 기반한 직선으로, 나머지 절반은 직능단체에 의한 간선으로 선출된다. 행정장관은 1,200명의 선거인단에 의한 간선제로 선출되며 후보 지명에 중국의 영향력이 크다. 중국의 의회 장악력도 강하다. 2017년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의원선서를 한 의원 6명이 자격을 박탈당해 큰 파문이 인 적이 있었다. 작년 11월에도 범민주파 의원 4명이 외세와 결탁해 국가보안을 위협했다는 혐의로 중국에 의해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 사건의 여파로 범민주파 의원 전원이 사퇴하는 등 정국은 혼란에 빠졌다. 시위에 참여했던 청년세대 몇몇이 작년 9월로 예정되어 있었던 입법의원 선거의 후보자로 선출되었지만 행정장관은 코로나19를 이유로 선거를 1년 연기했다. 우산운동 이후 치러진 2016년 입법의원 선거에서 두드러진 청년세대의 약진, 2019년 시위 도중 진행된 구의원 선거의 범민주파 압승 등의 전례를 고려하면 입법의원 선거 연기는 정치적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강요되는 사랑


  중국은 범민주파 의원 4명의 자격을 박탈하면서 애국심을 언급했다. 국가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입법의원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홍콩은 지속적으로 중국에 의해 애국을 강요받아 왔다. 조슈아 웡은 2012년 국민교육 반대운동으로 학생운동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고, 국민교육 의무 시행을 철회하는 나름의 성과도 얻었다. 그렇지만 홍콩과 중국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중국은 애국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있고, 중국보다는 홍콩을 열정적으로 사랑하기 시작한 청년세대는 이를 비판하며 자신들의 사랑을 주체적으로 결정하길 원했다. 시위가 한창 진행 중이던 작년 11월 중국은 애국교육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하며 모국으로서 중국뿐만 아니라 사회주의와 공산당 모두를 사랑할 것을 강조했다(Guo Rui 2019).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가보안법 시행은 국가에 대한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사실상 국가를 사랑하라는 요구는 공식적으로 사회주의를 이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에의 동의를 강요하며 반대 목소리를 탄압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장기간의 영국 식민지배와 갑작스러운 반환을 경험한 홍콩의 복잡한 역사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국가=사회주의=공산당’에 대한 사랑을 주장하면서 홍콩을 통합하려는데 문제가 있다. 홍콩이 150년 이상 영국 식민지배를 받고 중국에 반환된 지 이제 겨우 23년이 됐다. 홍콩에 켜켜이 쌓여있는 영국 식민지의 기억과 새롭게 맞이한 중국과의 뒤섞임은 중국이 원하는 애국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을 조성해왔다. 반환 이전 중국과 영국의 협상에 정작 홍콩이 스스로 나서지 못했다는 좌절감도 여기에 결부되어 있다. 영국 식민지였던 시절이나 중국 반환 이후나 홍콩에 두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가시화되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불합리한 법으로 홍콩을 통치하려는 중국이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사랑은 청년세대에게 희미한 기억으로 남은 영국 식민시절을 상기하게 하고, 급진적으로 홍콩독립을 주장하는 흐름을 만들어내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97년 탄생해 복잡한 정국에서 23살을 맞이한 반환둥이 청년세대가 영국이 반환 이전 홍콩 거주민에게 부여했던 BNO(British National [Overseas]), 영국해외시민) 여권을 가진 동갑내기 친구를 승자라고 부르며 부러워하는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5) 시위 대열에서 영국 국기를 흔들고 마지막 식민총독이었던 크리스 패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상황은 중국이 반복하는 애국의 모호함을 드러낸다.

  부모가 중국 복강성 출신인 한 시위자는 “중국은 내가 사랑하는 국가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스스로 애국자라고 하지 못하겠다. 중국은 국가와 정권을 동의어로 보고 모두를 사랑하라고 말한다. 이것은 날 고통스럽게 한다”고 밝히며 시위 과정 중 경험하는 애국의 난감함을 토로했다.6) 애국의 강요가 근래의 일이 아니듯 홍콩인이 경험하는 혼란스러운 국가에 대한 사랑도 2019년의 시위를 기점으로 새롭게 대두된 현상은 아니다. 홍콩에서 사랑이 향하는 지점은 중국인지, 홍콩인지, 아니면 특정한 정권을 떠나서 홍콩이라는 땅 그 자체인지 늘 모호했다(장정아 2017). 이는 반환 이래로 요동쳐온 홍콩 사람들의 정체성과 무관하지 않다. 한 때 중국정부를 신뢰한다는 여론도 있었지만, 우산운동 이후에는 중국에 반하는 정서가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해 홍콩만의 이익을 보다 강조하는 강경 본토파가 등장하기도 했다(장정아 2016: 203-204). 이러한 논의는 천안문사건을 추모하던 홍콩 민주화 운동의 진영을 비판하고, 중국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과 정책을 옹호하는 일부 흐름으로 모아졌다. 중국본토 출신의 이민자를 막아야 한다는 강경 본토파를 기반으로 한 정당이 2016년 입법의원 선거에서 2석을 차지하며 그 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태국에서도 왕실은 국민들의 절대적인 사랑과 존경을 요구한다. 애국을 둘러싼 홍콩의 복잡한 상황과 비교할 때 태국의 사랑은 나름 일관성 있었고, 이번 시위는 그 일관성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개혁을 주장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시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청년세대와 그들 부모 사이의 의견 차이가 가장 확연한 부분도 군주제이다. 부모세대는 2016년 서거한 푸미폰 국왕 시대를 살아왔다. 반복되는 쿠데타에도 정국을 안정시켜온 국왕의 역할은 태국에서 중요한 것이었다. 때문에 군부를 비판하더라도 군주제는 예외로 해야 한다는 부모세대의 입장과 오늘날 태국 정치의 근본적 문제가 군주제에 있다는 청년세대의 주장은 충돌할 수밖에 없다. 몇몇 청년세대는 푸미폰 국왕의 서거를 애도하고 슬퍼했던 이전의 행위마저도 프로파간다에 포섭된 결과에 불과하다고 여기며 부모세대의 군주제 신격화와 맹목적 사랑을 비판하고 있다(BBC 2020/10/17).

  이미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었던 군주제 논의 열망은 와찌랄롱꼰 국왕이 재임하면서 거세졌다. 국왕은 코로나19의 비상상황에 독일에 장기체류하면서 원성을 샀다. 시위대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왕이 국민들의 어려움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개인적 즐거움에 몰두하는 것을 비판했다. 사랑을 요구하는 국왕이 정작 국민들을 사랑하지 않는 듯한 태도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작년 8월 공개 선언된 군주제 개혁 10조는 왕실모독법과 왕실재산법 폐지, 왕실재산의 정부 관리와 국왕 개인자산의 분리, 왕실예산 축소와 열린 회계 도입, 일방적으로 왕실을 미화하는 홍보와 교육 중단, 쿠데타 지지와 승인 불가 등을 포함한다. 이는 군주제에 대한 시위대의 비판지점을 보여준다. 왕실이 국민에게 바라는 일방적인 사랑은 문제제기 없이 국가를 왕실의 것으로 전유하게 하는 도구 중 하나였다. 오늘날 청년세대는 납세자인 자신들이 국정 운영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왕실이 원하는 절대적 사랑이라는 충성의 감정을 납세자로서 마땅히 주장할 수 있는 민주적 통치의 요구로 치환해 응수하고 있다.

  이 와중에 “군주제도는 태국인들의 마음과 영혼의 통합체”(Mazoe Ford, Supattra Vimonsuknopparat, and Nat Sumon 2020)라는 왕당파의 주장은 청년세대에게 가 닿기 어렵다. 역사적으로 군주제는 현실정치와 밀접히 관계를 맺으며 존립해왔으며, 시위대는 이를 비판하고 있다. 마음과 영혼의 통합체라는 추상적인 신성화는 오늘날 정치를 비판적으로 응시하기 시작한 청년세대의 입장과 다소 괴리되어 있는 것이다. “군주제가 약화되면 내부 갈등이 발생해 외세가 간섭할 수 있다”(Patpicha Tanakasempipat and Kay Johnson 2020)는 왕당파의 발언도 독일 대사관 앞에서 국왕의 해외 권력 남용 조사를 요구하고, 왕실모독법 폐지를 위한 UN 개입을 주장하며, 해외의 시위대와 연대해 유사한 문제의식으로 해법을 찾아가는 청년세대에게 중요하지 않다. 시위가 한창이던 작년 10월 국왕은 왕실을 지지하며 모인 사람들을 찾아 “그들(시위대)을 모두 똑같이 사랑한다”고 말하며 정작 군주제 개혁안에 침묵했다.

  홍콩과 태국에서 권력자에 대한 사랑은 언제나 일방적으로 요구되어 왔다. 이제 청년세대는 그들이 원하는 사랑을 말하고 있다. “We just really fucking love Hong Kong(我哋真係好 撚鍾意香港)”은 시위대의 표어로 공유되며 홍콩에의 사랑을 보다 강조한다. 하지만 홍콩을 격하게 사랑하는 청년세대는 그 사랑의 수위 조절이 쉽지만은 않다. 일부에서는 지나친 사랑이 홍콩독립 주장으로 이어지며 국가보안법의 처벌 대상이 되기도 했다. 밀크티동맹에서도 “Hong Kong is a country”라는 메시지가 종종 공유되며 홍콩독립을 공공연하게 지지하는 듯한 모습이 나타난다. ‘Anti One China TH’ 조직에서 외치는 ‘하나의 홍콩’도 대만과 함께 독립적인 국가로서 홍콩을 호명하는 것처럼 비춰진다. 밀크티동맹이 처음 결성되었던 배경에도 국가로서 홍콩을 명명한 트윗이 있었듯, 청년세대의 자발적인 사랑이 이 연대를 통해 독립이라는 강경한 입장과 맞닿는 지점도 일부 보인다. 그렇지만 이전에 중국인과 다른 홍콩인의 존재가 배타적으로 강조되면서 이들이 원하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2019년 이후로는 여러 갈래의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파리에 망명한 한 활동가는 우산운동과 2019년의 시위를 비교하며, 2019년에는 시위대가 홍콩 내부의 이질적인 존재-이주민, 소수민족 등-를 인식하기 시작하고 인종차별적인 태도를 개선해나갔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았다.7) 특히 이러한 지향이 태국과 같이 유사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지역과 연대를 확장하면서 두드러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콩 시위대가 주장하는 그들만의 사랑이 다양한 국제 연대를 통해 외연을 확장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연대는 영화 <뮬란>의 주인공 유역비가 시위를 폭력적으로 제압한 홍콩 경찰을 옹호하고, 중국의 인권탄압 의혹이 있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배경으로 촬영했다는 이유로 보이콧하기도 했다. 이 사례는 홍콩 청년세대가 홍콩인만의 가치지향에서 벗어나 중국본토에서 억압받는 다른 집단을 지지했다는 측면에서 이전의 강경한 흐름과 구분되는 지향을 보여준다. 이는 민주주의가 홍콩-중국 구분 없이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의 확장이자 중국과 공산당을 동일시하며 배타적으로 대응했던 태도에서 탈피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청년세대의 입장이 늘 동일한건 아니다. 어떤 이들의 사랑은 여전히 홍콩인을 향한다. 2019년 시위에서 중국본토 이주민에 대한 반대운동이 조직되어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플랫폼C 2019/12/12). 홍콩에서 다이마(大馬)로 불리는 중년의 이주민 여성들은 공공장소에서 음향장비를 갖추고 공연을 하곤 한다. 당시 이들을 반대하는 시위는 소음을 이유로 들었지만, 그 이면에는 여성들이 공연 관람객인 남성들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원을 되찾자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중국 이주민들에게 빼앗긴 홍콩의 공공공간을 되찾자는 주장은 급진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이러한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대체적으로 송환법 반대 시위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졌다. 한 편에서는 남아시아 이주민이 민주화 활동가를 공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또 다른 편에서는 근거 없는 루머를 인종차별적으로 전파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저마다 다른 사랑의 범위는 2019년 홍콩 시위에서 여러 진동을 만들어냈다.

  태국 청년세대도 자신들만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작년 10월 시위대가 정부에 발송하려 한 편지는 그들이 결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정부는) 우리가 국가, 종교, 군주제를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 사랑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국가는 정부가 아니다. 국가는 바로 국민이다. 그래서 나는 국가를 사랑하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사랑할 것이다...죽음과 수감의 공포 아래서 무슨 생각을 해야 하고, 누구를 사랑할지 우리에게 말하는 권력때문이 아니라.”(Joel Selway 2020) 이들은 국가, 종교, 군주가 아닌 ‘사람’에 대한 자발적인 사랑을 외치고 있다. 시위 현장의 목소리도 직접적으로 사랑이 향해야하는 다른 지점을 가리킨다.


우리가 진보를 이야기할 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어야지, 후퇴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총리는 군주제를 도구로 활용해 태국을 퇴보시키려 한다.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진보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가 모두 평등한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왕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왕을 사랑하는 척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감옥에 갈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미래의 진보는 왕의 초상화를 벽에 걸어둘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8)


  그런데 왕실을 사랑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평등을 지향하는 것으로서 진보는 현재 시위대 내에서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작년 12월 시위에 활발하게 참여해 온 여러 조직 중 하나인 ‘Free Youth’가 페이스북 페이지에 새로운 캠페인 소개 글을 게시했다(2020.12.7.). 이후 빨간색 배경에 ‘Restart Thailand’의 약자인 ‘RT’를 새겨진 이미지가 망치와 낫을 연상시킨다는 부정적인 반응과 함께 공산주의 논쟁이 일어났다. Free Youth는 해당 게시글에 “왕이 아니라 노동자가 이 나라를 세웠다”라는 문구와 함께 “우리는 모두 억압받는 노동자이다.”라고 선언하며 모든 사람이 동등해야함을 주장했다(Tappanai Boonbandit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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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모두로서 노동자를 호명한 것으로 초반의 논쟁이 정리되었지만, 이후 Free Youth가 추가적으로 페이스북 페이지에 글을 게시하면서 모호함은 더욱 증대됐다. 빨간 장미를 배경으로 “공산주의는 독재와 동일하지 않다”는 문구를 입힌 게시글은 “(공산주의는) 전제주의 자본가들이 두려워하는 경제 민주주의 시스템의 이름”(Khaosod English 2020/12/15)이라며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의식과 경제민주화로서 공산주의를 강조했다. 

  청년세대 내에서도 다소 급진적인 이러한 흐름은 공화국(#RepublicofThailand)을 주장하는 트위터 해시태그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작년 9월 의회가 헌법 개정 논의를 지연시킨 이후로 #RepublicofThailand는 트위터 트렌드 랭킹 상위에 오르며 82만회 이상 트윗 되었다(Sebastian Strangio 2020). 혁명이 아니라 개혁을 원한다고 했던 시위대 사이에서 터져 나온 공화국 언급 이후 3개월 만에 공산주의가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RepublicofThailand와 함께 Free Youth의 RT 캠페인은 일부 급진주의자들의 주장이라는 비판이 아직까지는 두드러진다. Thai Enquirer의 필진들은 다수가 동의하지 못하는 망치와 낫을 연상시키는 로고가 운동의 결집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중국 공산당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결성된 밀크티동맹의 기조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국제연대 전선에 어색함이 감돌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Thai Enquirer 2020/12/08). 하지만 이들의 페이스북 게시글은 노동자들에 대한 불공정한 대우나 불평등 심화를 주요 문제로 지적하는 차원에서 공산주의를 언급해,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공산주의와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태국과 홍콩에서 청년세대가 자율적으로 결정한 사랑은 급진적인 조류와 맞물리면서 예견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태국에서는 만민평등의 가치가 공산주의와 공화국, 홍콩에서는 자유와 민주가 독립과 명확한 개념 구분 없이 뒤섞여 사용되면서 이러한 흐름이 두드러졌다. 홍콩의 2019년 시위에서는 우산운동 이후 고조되었던 강경 본토파의 견해에 의문을 제기하는 성찰이 일부 목격되었지만, 여전히 홍콩인을 향한 사랑이 거세다. 태국에서도 사랑의 대상으로서 만민이 동등해야한다는 평등의 주장이 어떤 구체적 제도와 정책변화로 달성될 수 있을지 깊이 논의되지 않는다면 대중에게는 낯선 사랑의 외침으로 남을 수 있다. 특히 정치개혁의 주체였던 청년세대가 한때 공산주의자로 몰려 탄압당한 역사가 있는 태국에서 급진적 사랑이 의도했든, 아니든 공산주의와 맞닿는 형국을 신중히 독해해야 한다.


청년세대의 내적 다양성과 연대의 향방


2020년 태국과 2019년 홍콩에서 청년세대는 시위 주체로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이 활용하기 시작한 재기발랄한 시위 전략이나 공산당과 왕실 같은 절대 권력에 대한 도전은 외신에서 주목하기 충분한 이야기 거리를 제공해주었다. 그렇다고 해서 청년세대가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이들은 지역별로 다른 맥락 속에서 사회운동의 주체로서 나름의 존재감을 가져왔다.

  태국에서 청년세대는 1973년 10월, 1976년의 10월, 1992년 5월의 반독재 민주화 운동과 같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에 참여해 족적을 남겼던 것과 달리 1990년대 이후 정치영역에서 물러나 있었다(Matha Matkhao and Siwawong Sooktawee 2005: 135-138). 태국에서는 노동자와 농민으로 구성된 친탁신 계열인 레드셔츠와 도시 중산층 기반의 반탁신 왕당파 옐로우셔츠 사이의 갈등이 한때 두드러졌다. 청년세대는 레드와 옐로우의 적대적 대립과 반복되는 군부 쿠데타 하에서 민간이양 되지 않은 불안정한 정부를 경험했다. 정치적 의사표현이 제한된 환경에서 청년세대가 레드와 옐로우로 나누어진 운동 진영에 등장해 2020년 이전부터 개혁을 외치기 시작했다. 2015-2016년에는 쿠데타 기념일(2014.5.22.)에 학생과 활동가들이 집회를 열어 군부를 비판하고 헌법 개정안 투표에 반대했으며, 새로운 민주주의 운동(New Democracy Movement)이라는 학생 집단이 활동을 시작해 나름의 성과를 냈다(Austine Silvan 2016). 2017년 8월 쭐라롱꼰대학 학생회는 학교에서 열리는 라마 5세와 6세에 대한 존경과 충성 맹세의식을 비판하며 참석을 거부하기도 했다(이유경 2017).

  홍콩에서는 우산운동 이전부터 사회운동 진영에서 청년을 호명하는 일이 잦아졌다. 대표적으로 고속철도 반대운동을 통해 청년세대가 홍콩 사회운동의 새로운 주체로 부상했다. 홍콩과 중국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 과정에서 마을 거주민이 모두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2009년에 반대운동이 일어났고, 80후(後) 세대로 불린 운동의 주체들은 색다른 방식으로 기존의 사회운동과 다른 투쟁을 이어갔다. 이후 국민교육 반대운동과 우산운동에서 청년세대는 범민주의 노란색과 친중국의 파란색으로 이분화되어 있던 정치진영을 가르며 등장했다. 우산운동은 범민주 진영의 기성 활동가들이 공개적으로 계획한 ‘평화와 사랑의 센트럴 점령(Occupy Central with Love and Peace)’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학생들의 동맹휴업과 광장 점거로 여러 집단에 의해 갑자기 촉발되었다.

  태국과 마찬가지로 홍콩에서도 청년세대는 대부분 학생이다. 특히 대학교와 중등학교 학생들은 시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2019년 홍콩 시위에서는 학교, 시장, 직장의 세 영역에서의 총파업이 주요 전략으로 등장했다. 근면성실하게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홍콩의 오랜 관념상 정치적 신념으로 인해 학교나 직장을 빠지는 일은 드물다. 중등학교 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시위에 참여하거나 지하철역에서 슬로건을 들고 시위대를 지지했다. 시위대가 홍콩중문대학과 이공대학에서 경찰에 포위되어 대탈출 작전을 펼치며 대학을 시위의 주요 무대로 인식시키기도 했다. 태국에서도 ‘Bad Student’라는 학생집단이 학교의 엄격한 규율과 만연한 폭력을 지적하며 학생인권을 강조하기 시작했다(Sunai Phasuk 2020). 태국 사회 전반에 드리워져 있는 위계적 관계를 비판하며 학교에서의 권위주의 역시 청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두 지역에서 시위의 주요 주체인 학생은 저마다의 지역적 배경에서 기성의 권력에 문제를 제기하며 (재)등장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단지 학생의 정체성만을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특히 태국에서 청년세대로 뭉뚱그려지는 운동의 주체들 중 LGBTQ 커뮤니티는 적극적으로 시위에 참여하며 성소수자의 인권문제를 부각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위의 주요 리더들 중 몇몇이 스스로 LGBTQ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여성들도 시위현장에서 임신중절과 성매매 논쟁을 꺼내고, 여성이 불교 승려로 임명될 수 없는 현실과 남성에 비해 낮은 월급을 비판했다(Nanchanok Wongsamuth 2020). 학생들이 학교에서 LGBTQ 학생들에 대한 차별과 여학생들을 향한 성희롱을 문제시하는 모습은 청년 주체들 사이의 내적 다양성을 보여준다.

  태국에서 성 소수자와 여성을 중심으로 한 젠더 이슈는 사회개혁 요구와 맞물려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시위 전반의 문제의식과 결합시키고자 한다. 방콕에서 시위를 주도하는 단체 중 하나인 ‘Women for Freedom and Democracy’는 “우리의 신체와 재생산 건강에 관한 결정이 여전히 정부에 의해 통제된다면 진정한 민주주의를 주장할 수 없다”며 민주주의와 젠더 이슈의 밀접한 관계를 강조했다(Leah Rodriguez 2020). 민주주의가 단지 제도적인 차원에서 정착되는 것을 넘어서 실제 생활 전반을 관장하는 기본적인 원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홍콩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감지되기는 하지만 다소 제한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홍콩에서 경찰의 성적인 폭력은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으로 경찰의 이미지가 실추된 상황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홍콩중문대학교 학생이 얼굴을 공개하며 경찰에 의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논쟁은 더욱 거세졌다. 경찰의 성적인 폭력을 지탄하는 시위가 열렸고 많은 여성들이 피해 사실을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젠더 이슈를 경찰 폭력과의 관계 속에서만 한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온라인상에서 여성 시위대에게 차별을 가하는 주체도 간체자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친중국적 견해를 가진 중국인이라고 의심되고는 했다(CNA 2019/09/02). 젠더 이슈가 친중국 입장을 대변한다고 간주되는 경찰과 중국본토인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주로 주목받는 것이다.

  중국본토 이주민 여성에 대한 성적인 차별과 편견이 홍콩 시위에서 드러났던 점을 상기해보면, 젠더 이슈가 보편적인 차원에서 논의되는 토양이 부족해 보인다. 물리적 충돌도 불사했던 시위 최전선에 여성들이 많이 나서긴 했지만, 정작 중국본토 이주민 여성을 중심으로 성차별적인 인식이 확산되었을 때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오히려 성 노동자들이 연대 성명을 통해 “송환법이 백색테러를 초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성 노동자들의 입장이 되어 보아라. 성 노동자들은 언제나 이런 테러의 환경 속에서 살아왔다”면서 시위대가 공감하기 어려운 이슈를 상기시키고자 했다(Poultry Alliance from the Margins of Depravity 2019). 활동가들 사이에서도 젠더에 무감각한 태도가 목격된다. 한 다큐멘터리에서 4명의 남성 활동가들이 입법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는 여성 활동가에게 “(네가) 여자인 건 중요하지 않아. 예쁜 여자인 게 중요해. 넌 서부 신계(출마한 지역구)의 꽃이야”라고 말하며 불편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9) 여성 활동가는 언짢은 심정을 내비쳤지만 그들은 ‘농담이다’고 말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젠더뿐만 아니라 다른 소수자들과의 새로운 연결도 두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불교도가 대다수인 태국에서 남부(Deep South)의 말레이 무슬림은 긴장을 유발하는 존재이다. 이들은 태국에서 지속적으로 탄압 당해왔으며, 2004년 딱바이(Tak Bai)에서 태국정부와 충돌해 85명이 사망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태국시위가 한창 진행 중이던 11월, 상황을 진단하려는 여러 학자들이 패널을 구성해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 이 중에서 한 연구자는 이번 시위에 남부지역 빠따니(Pattani)에서 독립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방콕에 모여들어 민주주의를 외치기 시작했다고 말하며, 빠따니의 운동가들과 시위대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10) 시위대가 태국 정부에 의해 탄압 당했던 이질적 존재를 인식하며 정의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관점에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 시위에서도 (동)남아시아 출신 이주민들과 새로운 연대가 형성되는 조짐이 보인다. 이들은 총파업에 참여하거나 시위대에 결합해서 “전제주의 앞에 인종적 구분은 없다. 우리도 홍콩인이다. 우리도 홍콩의 일부”라면서 주류사회에 대한 연대의 감각을 처음으로 느끼게 되었다고 말한다(Linda Lew 2019). 하지만 시위에서 활동가가 거리에서 습격당해 큰 부상을 입었을 때 남아시아 출신 이주민의 소행으로 소문이 나기도 하는 등 차별은 몇몇 시위대에 의해서 반복되고 있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이주민들을 차별하지 말라는 반박도 존재한다. 시위 진압에 사용된 파란 화학염료가 섞인 물대포가 모스크에 분사되었을 때도 시위대가 모스크를 직접 청소해주면서 이주민들에게 화합의 신호를 보냈다.

  작년 11월 태국, 홍콩, 대만의 활동가들이 온라인에 모여 각 지역의 운동 현황을 논의하고 서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11) 홍콩 활동가는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특정 지역의 시민이기 이전에 인간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면서 ‘사람’을 중심에 두고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와 인본주의가 다른 가치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태국과 대만의 활동가들은 이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다소 추상적으로 여겨지는 인권과 정의의 강조는 이들 연대의 핵심이기도 하다. 각 지역이 처한 특수한 상황에 따라서 문제시되는 권력의 유형이나 특징이 다를 수 있지만, 억압당하는 모든 사람들과 스스로를 위해 결연히 맞서겠다는 이들의 다짐은 연대로 표명되어왔다. 하지만 이들의 연대가 강조하는 가치들을 서로 어떻게 공유하며 실천하고 있는지 질문할 필요가 있다. 사람 중심의 연대를 중시하는 홍콩에서 젠더와 이주민 문제는 제한적으로만 논의되며, LGBTQ와 여성의 목소리가 두드러지는 태국에서는 이를 국제적으로 공유할 사안으로 확장하지 못했다. 태국과 홍콩의 연결은 공공연하게 지지를 선언하며 서로 힘을 실어주는 차원에서만 그치고 있는 듯 보인다.

  두 지역의 사회운동 연대는 이제 시작이다. 이들의 연대가 보편적 인권에 기반을 둔 운동으로 촘촘하게 연결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들에 대한 조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들이 강조하는 ‘범아시아 풀뿌리 운동’으로서 연대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인권이 각 지역에서 어떻게 실현되어야 할지 구체적인 논의가 수반되어야 한다. 특정 지리적 위치가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둔 범아시아의 연결은 각각의 의제를 가진 다양한 주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 여기에서 사람은 청년뿐만 아니라, 여성, LGBTQ, 성 노동자, 이주민, 소수민족 등 각 사회를 구성하는 모두를 가로질러야 한다. 이는 민주주의의 당위성 주장을 넘어 그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위해서 어떤 민주주의를 달성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021년 1월 현재 홍콩에서는 민주화 활동가들의 대규모 체포가 진행 중이다. 심지어 망명한 활동가들에 대한 수배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태국에서는 12월 이후 시위가 잠잠해졌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통제해왔던 코로나19가 수산시장을 기점으로 확산되면서 태국 내의 관심이 옮겨진 듯 보인다. 거리에서 이루어진 대규모 운집 형태의 사회운동은 두 지역 모두에서 잠시 자취를 감추었다. 그렇다고 해서 멈춘 것은 아니다. 이제 수면 아래에서 진영을 가다듬어야할 때이다. 이 과정에서 두 지역의 연대가 무엇을 지향할 것인지, 공통의 의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어떻게 공동의 대응방식을 구축해 나갈 것인지 논의할 시기가 왔다. 이후의 사회운동은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달려있다.





* 각주

1) 1,021명의 홍콩 시위참가자를 조사한 로이터(Reuters)에 따르면, 41%는 홍콩독립을 “강하게 반대”한다. “다소 반대”한다는 26%를 포함하면 67%가 홍콩독립을 반대하는 것이다. 단 8%만이 홍콩독립을 “강하게 지지”하며, “다소지지”한다는 9%와 합치면 17%이다(James Pomfret and Clare Jim 2019).

2) 태국 영자신문 Khaosod English와 타나톤의 인터뷰(Khaosod English 페이스북 페이지 2020.11.23. 게시 인터뷰, 검색일: 2020.11.27.)

3) 이 글에서 국가보안법 내용은 원문인 “The Law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on Safeguarding National Security in the Hong Kong Special Administrative Region”(2020) 참고.

4) 홍콩에서 시위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적은 포스트잇을 벽에 붙여 ‘레논 벽(Lennon Wall)’을 만드는 것은 중요한 상징적 행위이다. 시위대는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포스트잇 메시지를 쓰기 어렵게 되자 아무런 글도 쓰지 않은 빈 포스트잇을 벽에 붙이기 시작했다.

5) CNA Insider 유튜브 채널 “23: Born In The Year Of Hong Kong Handover To China, What Will Their Future Hold? | CNA Documentary” 동영상(2020.11.6. 게시) (검색일: 2020.12.10.)

6) BBC 영상. “Hong Kong protests: 'I can't say I love China any more'” (2019.9.30.) (검색일: 2020.12.9.)

7) The Dissident Club이 온라인으로 개최한 “Civil Rights Movement and Protest: Hong Kong, Thailand, and Taiwan.”(2020.11.22.)에서 홍콩 활동가의 발언 참고

8) 태국 영자신문 Khaosod English의 시위 라이브 영상(Khaosod English 페이스북 페이지 2020.11.27. 게시글 “Live Part2 from anti-government protest at Lat Phrao Intersection.” 검색일: 2020.11.30.)

9) CNA Insider 유튜브 채널 “23: Born In The Year Of Hong Kong Handover To China, What Will Their Future Hold? | CNA Documentary” 동영상(2020.11.6. 게시) (검색일: 2020.12.10.). 신계(新界)는 구령, 홍콩섬, 란타우섬과 함께 홍콩을 구성하는 한 지역이다.

10)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의 Center for Southeast Asian Studies에서 개최한 라운드테이블 Uprising Thailand(2020.10.28.)에서 Daungyewa Utarasint가 언급함.

11) The Dissident Club이 온라인으로 개최한 “Civil Rights Movement and Protest: Hong Kong, Thailand, and Taiwan.”(2020.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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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인도네시아 노동권에 대한 일자리창출법의 파장: 현지의 노동변호사 겸 활동가 인터뷰 ㅣ 전제성·엔당 로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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